평결이 되었습니다.
정답은 2번.나일상씨 :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제 의사로 레깅스를 입었더라도 허락 없이 저의 엉덩이 부위 뒷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다니, 기분이 나빠요. 성적수치심을 유발했으니 당연히 처벌받아야죠! 입니다.
위 사례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생활의 편의를 위해 레깅스 바지를 입은 여성이 공개된 장소(버스)에서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드러낸 신체의 부분을 다른 사람이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촬영하는 행위가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⑴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8. 10. 16. 법률 제159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구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에서 정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이른바 ‘몰래카메라’의 폐해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촬영 및 반포 등의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신설된 조항으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일반적 인격권 보호,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며(헌법재판소 2016. 12. 20. 선고 2016헌바153 결정 등 참조), 구체적으로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참조). 여기에서 ‘성적 자유’는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한다.
⑵ 피해자가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공포·무기력·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협소하게 이해하여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이 표출된 경우만을 보호의 대상으로 한정하는 것은 성적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느끼는 다양한 피해 감정을 소외시키고 피해자로 하여금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을 느낄 것을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피해 감정의 다양한 층위와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처지와 관점을 고려하여 성적 수치심이 유발되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⑶ 촬영한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함과 아울러,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ㆍ개별적ㆍ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등 참조).
한편, 이와 같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란 특정한 신체의 부분으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촬영의 맥락과 촬영의 결과물을 고려하여 그와 같이 촬영을 하거나 촬영을 당하였을 때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드러낸 신체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촬영하거나 촬영 당하였을 때에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도16258 판결).
1심 법원은 촬영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피해자가 당시 입고 있던 레깅스는 피해자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 사이에서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고, 피해자 역시 위와 옷차림으로 대중교통에 탑승해 이동했다.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하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했습니다.
이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보호법익으로서 ‘성적 자유’를 구체화해서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한다는 점을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공포·무기력·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다양한 피해감정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도 몸매가 드러나는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입었다는 이유로 성적 보호법익에서 제외될 수 없으며, 나일상씨가 성적 수치심이나 분노·모욕감 등을 느꼈다면 처벌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결일 : 2022년 1월 24일
* 위의 내용은 평결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현행 법령 및 판례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