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
피고인이 예비군대원 또는 병력동원훈련소집 대상자로서 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이른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임을 내세워 수년 동안 수회에 걸쳐 예비군훈련이나 병력동원훈련에 불참하였다고 하여 예비군법 위반 및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피고인이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을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신념에 반하여 군에 입대하게 된 과정, 그 후 다시 양심에 반하는 군사훈련을 거부하게 된 과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진술하는 점, 수년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주변으로부터 받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난에 의하여 겪는 정신적 고통과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의 위험 등 피고인이 예비군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게 되는 불이익이 예비군훈련에 참석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적, 육체적, 경제적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은 점, 피고인이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거나 입건된 사실 또는 학창 시절에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는 기록이 전혀 없는 점, 처벌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하여 주장하고 있고, 오히려 유죄로 판단되는 경우 예비군훈련을 면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기를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예비군훈련 거부는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서는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으로서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므로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 및 병역법 제90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